부부 중 한 명만 국민연금에 가입해 있다면 “배우자도 국민연금 최저금액으로 가입이라도 해 두는 게 좋을까?”라는 생각이 듭니다. 의무가입 대상이 아닌 배우자가 임의가입할 수 있고 노령연금 수급에 필요한 가입기간을 채울 수 있다면, 낮은 보험료로 본인 명의의 연금을 만드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. 다만 모든 가정에 무조건 유리한 선택은 아닙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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국민연금 최저금액 임의가입, 누구에게 해당할까?
여기서 말하는 ‘최저금액’은 임의가입자가 공단 규정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최저 기준소득월액에 보험료율을 적용한 월 보험료를 뜻합니다. 소득이 없어 의무가입 대상이 아닌 배우자라면 임의가입 대상인지 국민연금공단에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. 직장가입자나 소득이 있는 지역가입자가 실제 소득과 관계없이 보험료를 마음대로 최저로 낮춘다는 뜻은 아닙니다.

최저 기준과 보험료율은 시기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. 따라서 ‘매달 얼마’라는 오래된 글의 숫자를 그대로 쓰지 말고, 신청할 때 국민연금공단에 현재 적용 금액과 본인의 가입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.
예를 들어 인터넷에서 보이는 월 35,100원은 과거 기준소득월액 하한 39만 원에 당시 보험료율 9%를 곱한 값입니다. 예전에 그 금액을 냈다고 계속 같은 금액을 내는 것도 아니고, 지금 임의가입하는 배우자의 최저 보험료와도 구분해야 합니다.
저도 아내가 직장을 그만둔 뒤 임의가입을 바로 챙기지 못했습니다. 약 2년 전부터 아내 명의로 국민연금을 납부하고 있고, 월 납부액은 9만 원 안팎입니다. 한 사람의 연금에만 기대기보다 아내 명의의 가입기간도 쌓아 두고 싶어서입니다. 이 금액은 제 가정의 납부 경험이지, 지금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최저 보험료라는 뜻은 아닙니다.
최저 보험료가 납입액 대비 효율적인 이유
국민연금 예상액에는 본인의 소득과 가입기간만 들어가는 게 아닙니다. 연금 산식에는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을 반영하는 A값과 본인의 평균소득을 반영하는 B값이 함께 들어갑니다. 낮은 기준소득월액을 선택하면 보험료 부담은 그만큼 작지만, A값이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. 그래서 같은 기간 가입한다면 낮은 보험료 구간에서 낸 돈에 견준 예상 연금액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.

산식의 원리만 보려고 가상의 숫자를 써 보겠습니다. A값을 300, 본인의 B값을 100으로 놓으면 두 값의 합은 400입니다. B값을 200으로 높이면 보험료를 매기는 기준은 두 배가 되지만 A+B는 500이 됩니다. 400에서 500으로 늘어난 것이 실제 연금액이 25% 오른다는 뜻은 아닙니다. 가입기간과 적용 시기 등 다른 요소도 계산에 들어갑니다. 이 예시는 보험료와 연금액이 단순히 같은 비율로 움직이지 않는 이유만 보여 줍니다.
물론 최저 보험료를 내면 더 높은 기준으로 냈을 때보다 월 연금액 자체는 작을 수 있습니다. 납입액 대비 효율과 노후 생활비로 받을 절대 금액은 구분해야 합니다. 평생 받는 기간도 사람마다 달라 예금 수익률처럼 한 숫자로 ‘수익률’을 확정하기 어렵습니다.
부부 중 한 명이 미가입이라면 더 살펴볼 이유
한 사람의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배우자와 나눠 쓸 수는 없습니다. 미가입 배우자가 임의가입해 수급요건을 채우면, 부부가 각각 본인 명의의 노령연금을 받을 길이 생깁니다. 가구의 연금 수입원을 둘로 나누는 셈입니다. 특히 한 사람의 연금만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기 어렵다면 의미가 있습니다.
다만 부부가 살아 있는 동안 각각 받는 노령연금과, 한 사람이 사망한 뒤의 유족연금은 다르게 봐야 합니다. 본인 노령연금과 배우자의 유족연금이 함께 발생하면 중복급여 조정(두 연금을 모두 전액 지급하지 않고 선택한 급여에 따라 조정하는 규칙)이 적용됩니다. ‘부부가 가입하면 무조건 두 배’라는 계산으로 시작해서는 안 됩니다.

따라서 유족연금을 예상해 한쪽의 가입을 포기하기보다, 먼저 두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 각각 받을 노령연금을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. 특히 미가입 배우자가 가입기간 10년을 채울 수 있다면 독립된 수급권이 생깁니다. 다만 이미 한쪽 연금액이 크고 다른 쪽의 가입 가능 기간이 짧다면 추가 보험료와 예상액을 비교해야 합니다.
국민연금 최저금액으로 시작한 뒤 수령액을 늘리는 방법
최저 보험료로 가입하더라도 수령액을 늘릴 방법을 나중에 검토할 수 있습니다. 다만 보험료를 더 내는 방법과 받기 시작하는 시점을 늦추는 방법은 비용이 다릅니다. 먼저 각자의 가입기간과 예상액을 확인해야 합니다.
연기연금: 1년 늦추면 7.2% 가산
노령연금 수급권이 생긴 뒤 연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늦게 받는 연기연금을 선택하면, 연기한 부분에 대해 한 달마다 0.6%가 가산됩니다. 1년이면 7.2%, 최대 5년이면 36%입니다. 예를 들어 원래 월 10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전액을 5년 연기한다면 가산율만 단순 적용한 금액은 월 136만 원입니다. 실제 수령액에는 물가 변동 등 다른 요소가 반영될 수 있습니다.
대신 5년 동안 받을 연금을 미룹니다. 연기한 뒤 월액이 높아진다는 이유만으로 모두에게 유리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. 당장 생활비가 필요한지, 건강과 예상 수급기간은 어떤지, 세금·건강보험료·기초연금에 영향이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. 조기 수령과 연기 수령의 차이는 국민연금 조기·연기 수령 비교 글에서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.
추납·반납: 과거 가입 이력부터 확인
예전에 국민연금을 낸 적이 있고 납부예외 기간(가입 중 보험료 납부를 미룬 기간)이나 추납이 가능한 적용제외 기간(당시 가입 대상에서 빠져 있던 기간)이 있다면 추후납부(추납)로 가입기간을 늘릴 수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. 과거에 반환일시금(연금 수급요건을 채우지 못한 경우 등의 사유로 받은 일시금)을 받았다면 이를 다시 내고 가입기간을 복원하는 반납은 추납과 다른 제도입니다. 둘 다 신청 자격과 납부액이 개인별로 달라서, 과거 공백을 모두 돈으로 메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.
공무원 임용 전에 국민연금 가입 이력이 있는 분도 그 기간이 현재 어떻게 기록돼 있는지 확인할 가치가 있습니다. 다만 가입 이력이 한 달만 있으면 퇴직 후 추납하고 두 연금을 자동으로 받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. 국민연금 가입기간 10년 충족 여부, 추납 가능한 기간, 직역연금(공무원연금 등 별도 공적연금)과의 연계 여부를 공단에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. 반납도 무조건 일찍 내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지 말고 납부액과 늘어나는 예상 연금액을 비교하세요.
가입 전에 확인할 네 가지
| 확인할 것 | 왜 필요한가 |
|---|---|
| 임의가입 자격 | 배우자의 나이·소득·현재 가입 상태에 따라 신청 가능 여부가 다릅니다. |
| 가입기간 10년 | 노령연금 수급요건을 채울 수 있는지, 부족하면 어떤 방법이 있는지 확인합니다. |
| 가구의 현금 여력 | 매달 보험료를 내도 생활비와 비상자금이 부족해지지 않아야 합니다. |
| 다른 제도와의 관계 | 유족연금 중복급여 조정과 기초연금·건강보험료 영향을 가구별로 살펴봅니다. |
국민연금 노령연금을 받으려면 원칙적으로 가입기간 10년이 필요합니다. 10년을 채우기 어려운 시점에 처음 가입한다면, 60세 이후 신청해 65세 전까지 가입기간을 더 쌓는 임의계속가입 등으로 기간을 채울 수 있는지 공단에 먼저 물어보세요. 이미 가입한 이력이 있는 배우자라면 남은 가입기간과 이전 납부 기록부터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.
우리 부부는 어떻게 결정할까?
- 미가입 배우자의 임의가입 자격과 현재까지의 가입기간을 확인합니다.
- 공단에서 최저 보험료로 가입할 때의 예상 연금액과 10년 충족 시점을 조회합니다.
- 월 보험료를 계속 낼 수 있는지, 다른 노후 자금과 함께 비교합니다.
이 세 가지가 맞아떨어진다면 미가입 배우자가 최저 보험료로 시작하는 선택은 충분히 검토할 만합니다. 핵심은 보험료를 무조건 가장 적게 내는 데 있지 않습니다. 두 사람 각각의 노령연금 수급권을 만들 수 있는지와 그 비용을 가계가 감당할 수 있는지에 있습니다. 그다음에 추납이나 연기 수령을 검토해도 늦지 않습니다.


